경고 좋아하시네. 엿이나 먹어라. 날 쏘든지 아니면 내 집에서 나가라.

  스티븐 킹, 스티븐 킹. 이름만 들었지 실제 책을 다 본건 처음인 것 같다. 소설가와 소설에 얽혀 있어서 어릴 적 영화 정보 프로그램에서 보던 『미저리』의 광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이 분, 그런 거(?) 좋아하시나? 초반부터 괜히 스티븐 킹이란 이름이 꽝 꽝 찍히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이야기 자체는 딱 영화적(?)이었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광기 어린 인물과 많이 노력 안해도 막 몰입되는 평범한 인물의 대비라던가 엔딩에 있어서 모두 다 같이 볼 수 있는 영화 같았다. 그래서 스티븐 킹의 많은 책이 영화화가 되는 것인가 싶었다. 아니, 문장과 상황 연출이 탁월해서 일 것이다. 이른바 '쪼는 맛'이 아주 탁월하다. 

  • 소년의 어머니의 생사가 너무 주인공 버프 아닌가 싶었다. 책을 덮거나 영화관을 나서는 사람의 가슴에 무거운 돌을 얹을 수 없다는 건가?
  • 다른 얼개들에선 못 느꼈는데 여동생의 개입이나 성격이 좀 모나게 느껴졌다. 여리고 아직 철이 덜 들었는데 실마리는 던져준다.
  • 찾던 책이 없어서 도서관에서 찰나에 대여한 거라 시리즈인 줄 몰랐다. 해결사의 앞 뒤를 모르니 좀 뜨뜨미지근하지만 몰라도 읽는데 문제는 없드라. 이전 이야기에 얽힌 관계야 행간에서 읽어야 하는 것이다.


파인더스 키퍼스
국내도서
저자 : 스티븐 킹(Stephen King) / 이은선역
출판 : 황금가지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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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데운 구들이 따뜻했다.

  종반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읽는 동안 언젠가 봤던 다큐멘터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엄마와 딸이었는지 시어머니와 며느리였는지 나이든 여인과 젊은 여인이 나오는 다큐멘터리였고 나이든 여인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 흔히 『내 머릿속의 지우개』라는 영화 제목처럼 기억이 사라진다고만 알고 있지만 내가 본 다큐멘터리는 더 슬펐다. 인지능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거울을 들고 강아지라고 하는 것이다. 어제까지 접했던 세계와 단절되어 다른 사회 약속을 사용하는 세계로 돌려 앉은 상이다.

  • 이 이야기로 어떻게 대중 미디어적인 영상물을 만드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영화는 꼬리를 덧댄 모양이다.
  • "혼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혼돈이 당신을 쳐다본다. _니체" 유명한 말이고 처음 본 것도 아니었지만 '그럼 혼돈을 봐봤자 혼돈스러워지기밖에 더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짧은 문장들이 주는 강렬함이 있다. 장편 소설이라는데 단편 소설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줄을 많이 띄어서인가?
  • 결국 '살인자의 기억법'은 무無쓸모이다.


살인자의 기억법
국내도서
저자 : 김영하(Young Ha Kim)
출판 : 문학동네 201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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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 연출이 인생 깊었고 두번 째 봤을 때 여배우 예쁘다 싶었다. 노래? 좋은 게 당연하지.


노래 : 이승환
작곡 : 이규호
작사 : 이규호
편곡 : 임헌일
앨범 : Fall To Flay 後 두번째 싱글

(상략)

이런 현실이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거대하고 오래된 세계다. 

(중략)

그런데 진실은 다르다. 이 친구들이 시골에서 아무것도 모르다가 봉고차로 납치당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매 순간 아주 작은 단계의 선택 하나하나가 삐끗하면, 별것이 아닌 일들이 이어져 여기로 오게 되는 거다. 

(중략)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라 미묘한 계약관계들에 대해서 합리적인 가이드까지 받은 상태로 여기까지 오다 보니 심지어 자신이 피해자라는 자각도 없는 상태가 되는 거다. 과거에 폭행과 감금을 당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이 강했고 원망할 대상도 뚜렷했다. 지금 같은 21세기에 일어나는 인신매매는 아주 부드럽고, 친절하게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이 모든 과정에 한국이 보장하는 시스템 안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이 여성들은 자신이 끊임없이 공범 관계에 있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까지 오려면 최소한 서너 명과 계약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막상 와서는 누구를 원망할지를 모르고, 자기 자신의 선택을 자책하며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합리화하게 된다.

(하략)

출처&더읽기 : "한국과 미군은 인신매매의 공조 관계다"


먼저 발췌문은 허핑턴 포스트 기사로 한국에 주둔한 미군들을 대상하는 하는 성매매 산업의 현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호스트 네이션'의 감독 인터뷰 중 일부이다. 다큐멘터리 자체는 온라인 상영이 어려워 접하기 매우 어렵겠지만 해당 인터뷰만으로도 현재에 대한 문제를 잘 다루고 있어 좋은 기사다.

특히 발췌한 부분은 단순히 다큐멘터리에서 다루고 있는 일 뿐 아니라 현대에 일어나는 수 많은 일들을 단순하게 취급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 과거에 인과 관계가 단순하고 굵은 선으로 짜여져 있다면 현대에 와서는 미세하고 가는 선으로 복잡하게 짜여져 때론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그에 대한 결과 인지 알 수 없고 어떤 때는 원인과 결과가 서로 맞물려 있는 닭과 달걀의 관계가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쓱 흝어보고 잘못된 판단이나 편견을 가지기 쉽고 이미 그렇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들이 너무도 많다. 허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 될 것은 그 싸이클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명확하게 들여다 보는 것이다.

'최고의 수의사'라는 한국어 제목으로 BBC Earth 채널에서 방송되는 논픽션 동물병원 프로그램인데 찾아보니 실제 Channel 4의 프로그램인가보다.

노엘 피츠패트릭Noel Fitzpatrick이 설립한 피츠패트릭 동물병원을 찾는 동물들과 그 치료와 재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인트로에 한적한 시골에 있는 병원처럼 그리는데 재활 과정을 보여줄 때 보면 크기가 어마무시한 것으로 추측된다. 개들이 산책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물 속에서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는 수영장도 갖추고 있다. 치료가 시작되면서 종종보이는 준비실 같은 곳만 해도 웬만한 동네 동물병원 크기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병원에서 행해지는 의료 시술이다. 고양이나 소형견 등의 뼈가 부러져도 mm 단위로 뼈를 깍고 뚫어서 보철을 심는 것을 보면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지 동네 동물병원을 통해서 방문하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 수의사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데려온 경우도 있다. 

최근 본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건 교통사고를 당한 고양이 Gandalf의 이야기였다. 골반 골절이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이슈였고 배가 부른 것이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었는데 검사 결과 골반 골절보다 내장 기관 파손이 심각했다. 담당 수의사는 레지던트인 패드레이그 이건Padraig Egan이었고 Gandalf의 가족 중에 8살짜리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의 Gandalf에 거취를 두고 나눈 대화가 무척 기억에 남는다. 

영국 현지에서는 2017년 시즌 8이 방영 중인 것 같은데 BBC Earth 동아시아 편성에서는 시즌 4가 진행 중이다. 


[LINK]

방송사 프로그램 페이지
프로그램 자체 페이지
프츠패트릭 동물병원 홈페이지
BBC Earth 편성표(검색어에 the supervet을 넣으면 해당 편성시간만 볼 수 있음)

KBS2에서 일요일 23:40에 자막 방송 해준단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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