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데운 구들이 따뜻했다.

  종반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읽는 동안 언젠가 봤던 다큐멘터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엄마와 딸이었는지 시어머니와 며느리였는지 나이든 여인과 젊은 여인이 나오는 다큐멘터리였고 나이든 여인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 흔히 『내 머릿속의 지우개』라는 영화 제목처럼 기억이 사라진다고만 알고 있지만 내가 본 다큐멘터리는 더 슬펐다. 인지능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거울을 들고 강아지라고 하는 것이다. 어제까지 접했던 세계와 단절되어 다른 사회 약속을 사용하는 세계로 돌려 앉은 상이다.

  • 이 이야기로 어떻게 대중 미디어적인 영상물을 만드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영화는 꼬리를 덧댄 모양이다.
  • "혼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혼돈이 당신을 쳐다본다. _니체" 유명한 말이고 처음 본 것도 아니었지만 '그럼 혼돈을 봐봤자 혼돈스러워지기밖에 더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짧은 문장들이 주는 강렬함이 있다. 장편 소설이라는데 단편 소설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줄을 많이 띄어서인가?
  • 결국 '살인자의 기억법'은 무無쓸모이다.


살인자의 기억법
국내도서
저자 : 김영하(Young Ha Kim)
출판 : 문학동네 2013.07.24
상세보기


처음 봤을 때 연출이 인생 깊었고 두번 째 봤을 때 여배우 예쁘다 싶었다. 노래? 좋은 게 당연하지.

 

노래 : 이승환
작곡 : 이규호
작사 : 이규호
편곡 : 임헌일
앨범 : Fall To Flay 後 두번째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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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주 전에 도착은 했는데 집이 워낙 어수선 해서 꺼내 놓지도 못하다가 오늘 분리수거 하는 김에 박스 치우려고 뜯었다. 

개봉하면 중국어 안내 서류에 QR 코드가 있어서 연결되는 웹페이지에서 어플 설치했는데 MiHome 어플 - 공유기 - MiRobotVacum 연결이 계속 안되었다. 기기를 인식은 하는데 절반 좀 넘어서 자꾸 "연결 중단됨" 메세지만 나왔다. 

공유기 설정 건드리고 휴대전화 설정 건드려도 안되어서 '이대로 방출인가' 싶었다. 근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오류 메세지랑 달리 연결 중단이라고 나와서 혹시나 하고 모든 설정 다시 다 원상복귀 하고 어플플을 아예 삭제했다. 그 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MiHome 검색해서 다운 받으니 한방에 정상적으로 연결된다.

어플 버전이나 설정 차이 였던가 보다. 끙...


ps1. 계정 국가는 중국으로 안하고 어플에서만 중국 본토로 지정했는데 잘된다. 

ps2. 근데 이거 상당히 크다. 엉덩이 깔고 앉는 방석만하다랄까. 3kg 고양이 두마리는 올라갈만한 크기다. 우리 집은 코딱지만한데;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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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미니멀 시티 백팩  (0) 2017.09.15

예쁜 노트북 가방찾기란 고난도 퀘스트다. 15인치 이상 노트북이면 "매우 어려움"을 붙여도 된다. 내가 쓰는 노트북은 한성 보스몬스터 X56KS 모델이다. 매우 무겁다. 손으로 드는 형태는 뚜벅이인 나에게 무의미 했다. 그래서 찾은게 샤오미 백팩이었다. 예쁘긴 미니멀 시티인데 14인치까지 가능이란 문구 때문에 몇주간 망설였는데 보스몬스터 15인치가 빠듯하게 들어간단 댓글을 보고 질렀다. 실제로 넣을 때 쑥 들어가진 않는다. 양쪽 귀퉁이를 씌워줘야한다랄까?


아, 그리고 고정용 벨크로가 잠기지 않는다. 뭐, 워낙 딱맞아서 따로 고정할 것도 없지만 ...

등판도 푹신하고 어깨끈도 편하다. 어깨끈 조절해 놓은게 잘 풀린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등에 딱 붙게 매거나 약간 느슨하게 맬 때 쉽게 끈 조절이 되지만 하나로 딱 고정해서 쓰고 싶다면 모종의 조치를 하는게 나을거다. 메인 수납 공간에 포켓이 노트북 수납부 이외에도 5개고 전면과 좌우에도 포켓이 있고 크고 분리된 편이라 수납력은 진짜 좋다. 맸을 땐 왼편에 방수 포켓이라 습기 우려 있는 얼음통이나 접이 우산 수납도 가능하다. 카피 디자인에 국민 노트북 백팩이라고 하지만 노트북 가방으로는 제일 적합한 것 같다.

랜덤 스쿼드 돌리다가 팀킬 당해서 게임 내 신고를 하긴 했는데 홈페이지에서 제출도 가능한 것 같다.


[사이트 주소] EN MASSE - Support - BATTLEGROUNDS


로그인 안해도 신고는 된다. "Contact Support"로 들어가자.

로그인은 페이스북 로그인도 지원한다. 별도로 계정을 생성할 경우 로그인 페이지 하단 파란색 Sign-up 링크를 누르면 된다. 비밀번호는 한번만 기입하면 된다.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등록하면 이메일로 인증이 오고 무슨 코드가 있긴 한데 그 하단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이후 페이지에서 보안 질문을 등록하면 계정이 활성화 된다.

신고는 게임을 선택하고 신고할 분류를 먼저 선택해야 된다. 예를 들어, 팀킬은

Issue Type : PUBG: Game Support
Issue Details : I need to report another player.
Additional Details : Other Vioation

이런식이면 된다. 여기까지 선택하면 영문으로 게임 상에서 팀원을 죽이고 룻(파밍)하는 것을 허용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파란 링크 누르면 그건 사고일 경우이고 의도적인 것은 신고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보내기를 누르면 상세 내용을 적을 수 있다. 간단한 영문으로 내용을 적고 신고할 유저의 캐릭터명과 내 캐릭터명을 넣고 날짜를 대략적으로 기입한 후 동영상이 있다면 첨부하자. 나는 게임마다 유투브 스트리밍하고 있었기에 등록된 동영상 링크를 넣었다.



[답변내용 추가]

별다른 내용은 아니였고 내용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만 왔다. 로그인 하고 접수했다면 로그인 한 상태에서도 "My Support Tickets" 메뉴에서도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가끔 플레이 동영상을 재밌게 보긴 했다. 그리고 요 몇일 즐겨보는 게임 스트리머 동영상을 보며 '아, 질러야 하나' 싶기도 했고. 뭐 겨우 7%지만 그나마 할인하는 곳이 있고 어차피 핫한 게임이라 할인율이 높긴 어려울 것이고 해서 질렀다.


그리고 대망의 첫 판!

초보자의 운 따윈 없었다.


'순위권은 바라지도 않는다', '킬이라도 해보자'해서 몇판 더 하다가 마구잡이로 쏴서 1킬'은' 했다. 문제는 낙하산 조정도 못하고 탈 것 위치를 몰라서 파밍만 열심히 하고 자기장 피해 뛰어다니다가 원거리에서 피격당한다는 것이었다. 에임은 원래 안 좋은데다 15인치 노트북으로 하다보니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이제 슬슬 노안을 걱정할 나이로 향하고 있기도 하고 (    ..) ... 해서 정확한 헤드샷이 아닌 두두두 연사로 근접전 위주가 나을 것 같았다. 탈 것 위치도 좀 숙지해야겠고. 그렇게 나름 계획을 세우고 조심조심 잘 다녀봤지만 ...



장렬한 배린이의 최후였다.

저 멀리서 서로 한대씩 주고 받은 후 가까이 다가오길래 폴짝 폴짝 뛰며 탄창을 소비해봤지만 졌다. 뭐 2발 장전되는 배럴에 권총 밖에 없긴 했지만 .... 힛, FPS 너무 어렵다. 

심해 현지인 하나가 늘었다 ~.^)


ps1. 4경기 0킬 상태로 쫄려있는 상태에서 오버워치를 하러 가니 가슴이 자꾸 콩닥거렸다. 항상 해오던 메르시/루시우를 몇판하니 심신이 안정되어 '힐러 팔자'인가 했다. 생각해보니 배그하면서 술 마셔서 취한거였다.

ps2. 스팀링크로 TV라도 연결해서 큰 화면으로라도 봐야하는데 몇개월 째 찾을 수가 없다.


[추가]

에헤헤~ 턱걸이지만 순위권이다. 마지막 12명 남았을 때 저만치에 아까 지나간 차량에서 좀 떨어져서 숨어 있는 사람 보여서 산탄총과 미니우지 들고 선방 넣고 다다다 했지만 탄창을 다 비워도 잡지 못했다. 호에에엥. 치킨은 언제 먹냨



[방문 기록]
2012.10
2017.07


▶ 교토 역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건물 독특한 쇼핑 타운으로 쇼핑 타운을 좋아하진 않아서 폭우로 신발이 젖고 관광이 어려울 때 들러서 구경 쇼핑하는 용도로만 썼다. 교통 요지라 대부분 한번 쯤 들리게 된다.

쇼핑구역도 여러개이고 지하나 역 뒷편까지 있어서 상당히 크다. 지하에 있는 식품 코너는 19~20시에 가면 줄서서 음식 사는 사람들로 미어터진다. 쇼핑타운들은 대체로 20시에 문을 닫아서 그때는 세일도 많이 한다. 

지하에 3Coins도 하나 있다. 카페 중에 LIPTON이란 곳이 있는데 다른 곳에서도 보이는 걸 봐선 체인인듯 하다. 여기서 먹은 유자 스파클링 음료랑 과일 크라페는 괜찮았다. 홍차 브랜드라 그런지 내부에는 정말 다기 갖춘 홍차를 먹는 사람들도 꽤 있었고 햄버거류도 팔긴 한다. 


▶ 쿠마 강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케이한 선을 따라서 흐르는 강인데 데마치야나기역이 있는 곳이나 기온에서 가와라마치 넘어가는 쪽이 좋다. 데마치야나기역 주변은 낮에 가면 돌다리도 있고 해서 놀기 좋고 기온 쪽은 밤에 강둑에서 맥주 한 캔하기 좋다. 근처에 버스킹도 열리고 번화가를 양 옆에 두고 있지만 한가로운 느낌이라 좋다.


▶ 청수사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주요 관광지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청수사 입구 자체가 높은 곳에 있어서 찾아 가는 길이 언덕이지만 정작 들어가면 아주 많이 오르지 않아도 교토가 내려다 볼 수 있는 관경이 정말 좋다. 나는 게을러서 항상 구석구석까지 다니진 않지만 사실 굉장히 넓은 지역이고 숲도 우거져 있어서 사람이 미어터진다는 느낌은 들진 않는다. 다른데 못 가더라도 청수사는 가야 교토를 다녀온게 아닌가 싶다.


▶ 금각사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건물에 번쩍번쩍한 금박 입혀 놓은 곳인데 꽤 큰 저수지 옆에 위치해서 구도는 예쁘다. 크지 않고 그냥 한바퀴 휘 둘러볼만한 사이즈인데 교토 북서쪽에 좀 떨어져 있어서 여기만 가기보다 료안지도 같이 가보길 추천한다.


▶ 료안지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유명한 돌 정원이 있는 곳이다. 들어가면 마루를 지나 처마 밑에 앉아 돌 정원을 볼 수 있는데 분위기 자체는 평화로우니 사색하기 좋아보인다. 관광객이 항시 들락날락 하니 사색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만. 미니멀라이즈를 극대화하는 일본식 정원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사실 이 돌 정원은 좋아한다.


▶ 은각사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휘향찬란한 금각사를 보고 가면 '에게게' 싶지만 사실 은각사는 건물보다 뒷동산 산책 코스가 좋다. 높지 않지만 역시 사람 많으면 좀 복작거리는 넓지 않은 통로를 따라 한바퀴 도는 것인데 숲이 잘 보존되어 있어 그만의 특색을 갖추고 있다.


▶ 아라시야마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시내에서 서쪽으로 좀 떨어진 대나무 숲이 있는 곳이다. 보통 30~40분도  정편도 이동 시간이 소요되어 빠릿하게 다녀야 하는 일정이라면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일정을 좀 늘려서라도 다녀올 정도라고 본다. 사실 대나무 숲이 예상만큼 크진 않고 공간 구분이 분명해서 처음엔 시무룩 했지만 막상 높은 대나무들 사이를 걷다보면 좋다. 기찻길을 직접 통과하는 구간도 있다. 관광객으로 미어터지는데 조금 늦은 오후에 갔을 때는 정말 한산했다. 다만 여름이라 그런지 모기가 많았다. 여기 근처에도 강이 있는데 강폭이 넓고 유량이 많아서 뭔가 상쾌해지는 곳이다.


▶ 쿠라마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정확히 내 취향은 쿠라마가 아닌 쿠라마 온천이다. 쿠라마 지역은 교토 북쪽으로 산속 동네까지 이어진 철도를 지나 몇몇 관광지가 있는 곳으로 기분 상 외국인보다 현지인들이 많은 기분이다. 쿠라마까지 이동하는 에이잔선은 2량짜리 차량으로 운행하고 철도 양 옆으로 가까이 건물이나 숲이 있어 다른 전철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특히 가을 단풍철에 사람이 많다고 한다. 

쿠라마역에서 내리면 소형 봉고로 쿠라마 온천으로 가는 사람을 태워주는 셔틀이 있다. 쿠라마역에 도착 시간에 맞춰서 나와 있어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온천에서 돌아오는 시간표는 하차하는 곳 주변에 표시되어 있다. 쿠라마 온천은 식사 및 숙박도 가능하지만 가난한 여행자에게는 사치이다. 이 곳이 좋은 것은 노천 온천이다. 전철과 노천 온천 입장권까지 묶여 있는 티켓이 있으니 데마치야나기역 사무실에서 구입해서 이용하자.

노천탕 자체는 굉장히 작다. 사진 찾아보면 나오는 그게 전부이다. 느낌으론 한 2~3평 정도? 다만 비오거나 쌀쌀한 날씨에 노천 온천에 들어가 건너편 숲을 보는 기분은 꽤 좋다. 저렴하게 숲속 노천탕을 즐길 수 있어서 항시 간다. 자판기 천국 답게 음료 자판기가 있으니 뜨끈하게 앉아 차가운 음료 마시는 것도 좋고. 사실 몸이 뜨신 것은 좋지만 뜨겁고 습한 공기가 싫어서 사우나를 안 즐기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산속 노천탕은 정말 꿀 같다.


▶ 후시미 이나리 : 내 취향도 ♥♥ / 제 3자 추천도 ★★★☆ 

교토 관광 정보들 찾다보면 한번쯤 아니 여러번 보게되는 시뻘건 도리(파이 모양으로 생긴 기둥)들이 쭉 늘어선 사진이 있다. 이 곳 사진이다. 도리에는 단체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걸 봐선 사람들이 신사에 도리를 받치는 것 같다. 나무 도리르 세우고 밑단은 검게 칠하고 위로는 전부 빨갛게 칠해 놓아서 도리들을 통과하면 기분이 색다르긴 하다. 꽤 높게까지 이어져 있는데 산행을 싫어하는 지라 도리가 질릴만한 중간까지만 가다가 내려왔다. 붉은 색이라 사진은 예쁘게 나오긴 한다. 이 신사에서 유명한 것은 여유이다. 이 신사가 모시는 신의 전령이 여우라고 해서 입구까지 가는 길목부터 내부까지 여유가 많다.


역시 험블번들 프리덤 번들에 들어 있던 게임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알고리즘을 짜는 게임이다. 단계별로 활용가능한 명령어들을 주고 기능을 설명해준 후 그 것을 이용하여 제약 조건에 맞는 알고리즘을 짜고 명령어 사용 횟수나 실행 횟수를 짧게하여 기록을 단축하는 게임이다.

나는 이거 좋다. 원래 이런 알고리즘 짜는 거 좋아한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런데 이런 것 싫어하는 사람은 또 치를 떨만한 게임이다. 그거 외에는 별다른 요소가 없다. 그리고 단순하게 반복되다보니 정말 회사에서 일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잘 안되면 일단 먹통 코드라도 돌리고 보는 것이 과제하는 느낌도 있다. 재밌긴 한데 요즘 바쁘고 정신 사나와서 못하고 있다.


[LINK]

스팀 페이지 : Human Resource Machine

(상략)

이런 현실이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거대하고 오래된 세계다. 

(중략)

그런데 진실은 다르다. 이 친구들이 시골에서 아무것도 모르다가 봉고차로 납치당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매 순간 아주 작은 단계의 선택 하나하나가 삐끗하면, 별것이 아닌 일들이 이어져 여기로 오게 되는 거다. 

(중략)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라 미묘한 계약관계들에 대해서 합리적인 가이드까지 받은 상태로 여기까지 오다 보니 심지어 자신이 피해자라는 자각도 없는 상태가 되는 거다. 과거에 폭행과 감금을 당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이 강했고 원망할 대상도 뚜렷했다. 지금 같은 21세기에 일어나는 인신매매는 아주 부드럽고, 친절하게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이 모든 과정에 한국이 보장하는 시스템 안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이 여성들은 자신이 끊임없이 공범 관계에 있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까지 오려면 최소한 서너 명과 계약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막상 와서는 누구를 원망할지를 모르고, 자기 자신의 선택을 자책하며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합리화하게 된다.

(하략)

출처&더읽기 : "한국과 미군은 인신매매의 공조 관계다"


먼저 발췌문은 허핑턴 포스트 기사로 한국에 주둔한 미군들을 대상하는 하는 성매매 산업의 현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호스트 네이션'의 감독 인터뷰 중 일부이다. 다큐멘터리 자체는 온라인 상영이 어려워 접하기 매우 어렵겠지만 해당 인터뷰만으로도 현재에 대한 문제를 잘 다루고 있어 좋은 기사다.

특히 발췌한 부분은 단순히 다큐멘터리에서 다루고 있는 일 뿐 아니라 현대에 일어나는 수 많은 일들을 단순하게 취급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 과거에 인과 관계가 단순하고 굵은 선으로 짜여져 있다면 현대에 와서는 미세하고 가는 선으로 복잡하게 짜여져 때론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그에 대한 결과 인지 알 수 없고 어떤 때는 원인과 결과가 서로 맞물려 있는 닭과 달걀의 관계가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쓱 흝어보고 잘못된 판단이나 편견을 가지기 쉽고 이미 그렇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들이 너무도 많다. 허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 될 것은 그 싸이클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명확하게 들여다 보는 것이다.

'최고의 수의사'라는 한국어 제목으로 BBC Earth 채널에서 방송되는 논픽션 동물병원 프로그램인데 찾아보니 실제 Channel 4의 프로그램인가보다.

노엘 피츠패트릭Noel Fitzpatrick이 설립한 피츠패트릭 동물병원을 찾는 동물들과 그 치료와 재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인트로에 한적한 시골에 있는 병원처럼 그리는데 재활 과정을 보여줄 때 보면 크기가 어마무시한 것으로 추측된다. 개들이 산책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물 속에서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는 수영장도 갖추고 있다. 치료가 시작되면서 종종보이는 준비실 같은 곳만 해도 웬만한 동네 동물병원 크기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병원에서 행해지는 의료 시술이다. 고양이나 소형견 등의 뼈가 부러져도 mm 단위로 뼈를 깍고 뚫어서 보철을 심는 것을 보면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지 동네 동물병원을 통해서 방문하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 수의사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데려온 경우도 있다. 

최근 본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건 교통사고를 당한 고양이 Gandalf의 이야기였다. 골반 골절이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이슈였고 배가 부른 것이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었는데 검사 결과 골반 골절보다 내장 기관 파손이 심각했다. 담당 수의사는 레지던트인 패드레이그 이건Padraig Egan이었고 Gandalf의 가족 중에 8살짜리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의 Gandalf에 거취를 두고 나눈 대화가 무척 기억에 남는다. 

영국 현지에서는 2017년 시즌 8이 방영 중인 것 같은데 BBC Earth 동아시아 편성에서는 시즌 4가 진행 중이다. 


[LINK]

방송사 프로그램 페이지
프로그램 자체 페이지
프츠패트릭 동물병원 홈페이지
BBC Earth 편성표(검색어에 the supervet을 넣으면 해당 편성시간만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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